Let the Battle Begin!

Let the Battle Begin!

남들보다 먼저 블라인드 티켓을 끊고 올해 새롭게 열리는 페스티벌까지 줄줄이 읊어대는 페스티벌 마니아라면 이제 레벨을 한 단계 올려보자. 역동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치열한 배틀형 페스티벌에 참가해보면 어떨까? 체력적으로 조금 힘들지라도 분명 그 어느 곳보다 기억에 남는 순간을 선물해줄 테니!

이탈리아 이브레아 – 오렌지 전투 축제

너무나도 격렬해서 코피가 나거나 피멍이 드는 것은 물론, 자칫하면 심한 부상을 당할 수도 있는 페스티벌이 있다면 가겠는가? 바로 토리노 근교에 위치한 작은 도시, 이브레아에서 3일간 펼쳐지는 오렌지 전투 축제이다.
축제 전, 수백 톤의 오렌지가 도착하면 마을은 곧 떠들썩해진다. 오렌지들은 하나같이 상하거나 모양이 고르지 못해 팔 수 없는 것들뿐인데, 바로 이 오렌지들이 축제에 허용되는 유일한 무기다.
헬멧을 쓰고 두터운 보호대로 중무장한 군사들이 마차를 타고 등장하면 시민군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시민군들은 아무런 보호 장비가 없기 때문에 인정사정 없이 던지는 오렌지에 다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만약 오렌지에 맞고 싶지 않다면? 중립의 색을 상징하는 빨간 모자, berretto frigio를 쓰면 된다. 그래도 불안하다면 그물 뒤에 숨어 안전하게 이 광란의 축제를 구경하도록 하자!
그리고 드디어 전투가 끝날 무렵에는 마을 전체가 오렌지에 파묻히게 되는데 이 또한 그 어디에서도 불 수 없는 독특한 광경이다.

태국 전역 – 송크란

1년 내내 후끈후끈한 나라 태국! 태국의 사계절은 Hot, Very Hot, Very Very Hot, Very Very Very Hot이라는 말장난이 있을 정도로 덥기에, 전국 규모의 물싸움이 펼쳐진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송크란은 매년 4월 13일~15일까지 열리는 축제로 이 기간에는 모두가 어린아이처럼 웃고 떠들며 물싸움에 뛰어든다. 물총은 말할 것도 없고 바가지, 양동이, 호스, 드럼통을 포함한 온갖 도구를 사용한다. 하나 더 추가하자면 코끼리까지 물을 뿜어댄다고 하니 과연 태국답다. 격렬한 물싸움을 즐기다가 물이 바닥날 경우에는 얼마든지 주변 식당에 5바트를 내고 충전하면 된다.
그리고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얼굴에 석회가루를 발라주기도 하는데 이는 악귀를 몰아내고 복을 빌어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세계 10대 축제 중 하나인 송크란이 궁금하다면 올해 꼭 참가해 보도록 하자.
어딜 가나 물벼락을 맞을 테니 마음을 단단히 먹고 갈 것.

일본 니가타현 – 국제 눈싸움 대회

여름에 물총 싸움이 있다면 겨울에는 단연 눈싸움을 해야 한다. 2월에 잠시 시간을 내서 일본 니가타현에 가보면 어떨까? 무려 200여 팀이 참가하는 서바이벌 형식의 대규모 눈싸움 축제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페스티벌 현장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참가자들의 의상이다. 무난하게는 영화나 게임 캐릭터부터 외계인, 비키니, 요괴까지! 과감한 코스튬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메인 게임인 눈싸움은 5명이 한 팀을 이루어 참가하는데 남자 참가자는 3점, 여자 참가자는 5점이 주어진다. 눈덩이에 맞을 때마다 1점씩 깎이고 0점이 되면 탈락된다. 참가자들은 배틀 필드에 설치된 작은 방어벽 뒤에 은폐 엄폐하며 상대팀을 공격한다.
상대팀을 전원 아웃 시키거나 3분 길이의 라운드 종료 시 더 많은 멤버가 남아 있는 팀이 우승한다. 동점인 경우에는? 가장 깔끔하게 가위 바위 보로 결정한다고 한다.

사진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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